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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VC 분석] LB인베스트 주가 반토막…3000억 AI펀드로 만회시가총액 2000억서 2년 만에 절반으로 하락…꾸준한 외형성장에도 환원책 미비
딜사이트 2025/06/05
범 LG그룹 벤처캐피탈(VC)인 LB인베스트먼트의 시가총액이 코스닥 상장 2년 만에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상장 이후 꾸준히 외형 성장을 이어오고 있지만 밸류업 전략 부재가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VC 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3030억원 규모의 LB넥스트퓨쳐펀드를 결성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3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조성한 건 창립 이래 두 번째다. 이를 계기로 창립 29년 만에 운용자산(AUM) 1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L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전일 대비 3.6% 오른 4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2년 전 상장 당일(2023년 3월 29일 종가 기준) 상한가를 기록하며 최고가인 845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4.6% 하락한 수준이다. 상장 당시 2000억원에 육박했던 시총도 상장 2년 만에 1070억원으로 떨어졌다.
L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LG창업투자다. 1996년 LG창업투자가 설립될 당시 LG전자와 LG전선이 대주주였다. 이후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2008년에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주식회사 LB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B는 구본천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28.3%)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구본천 부회장의 동생 구본완 엘비휴넷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처럼 LB인베스트먼트는 30년 가까운 업력을 보유한 베테랑 VC이지만 유독 주식 시장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지난달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13만주에 그쳤다. 상장 직후 한달 기준 일평균 거래량이 220만주에 달했던 것보다 94.1% 급감했다.
2023년 3월 상장 이후 발간된 LB인베스트먼트 관련 증권사 리포트도 총 5건에 불과하다. 연도별로는 ▲2023년 3건 ▲2024년 2건이 발간됐다. 올해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증권사 리포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보고서다. 기업의 실적, 재무 상태, 향후 산업 전망 등을 기반으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많아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기업이나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상이 된다.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LB인베스트먼트는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2023년 3월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국내외 1417개 기관이 참여해 12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수요 예측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실시된 벤처캐피탈 업종의 수요예측 경쟁률 중 최고 수준이다. 당시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94%가 공모 밴드 상단인 51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상장 이후로도 줄곧 호실적을 기록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기준 10년 연속 성과보수를 창출했다. 최근 5년 간 평균 연간 성과보수는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는 벤처투자조합 12개와 사모투자합자회사 1개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 3030억원 규모 LB넥스트퓨쳐펀드를 추가로 결성하면서 운용 조합 수를 11개에서 12개로 늘렸다. LB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 분야를 주축으로 ▲로봇 ▲헬스케어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디앤디파마텍, 이뮨온시아 등 LB인베스트먼트가 기존에 투자한 기업들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초기 투자한 복강경 수술로봇 기업인 리브스메드와 AI 온디바이스 기술 기업인 노타 등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우수한 펀드 성과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상장 시점 대비 시장의 관심이 줄어든 데는 상장 이후 뚜렷한 주주환원책이나 밸류업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업계 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6배로 1배가 채 되지 않는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2배다. 동일 업종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R이 각각 48배, 30배인 점을 감안하면 LB인베스트먼트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상장 이후 주주환원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나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이후 보통주 1주당 배당금(DPS)은 2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배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당배당금을 보통주 200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전체 배당금 총액은 2년 연속 45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 규모는 주요 상장 VC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에 해당한다. 다른 상장 VC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올해 주당배당금을 70원으로 확정했고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50원대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배당만으로는 주가를 부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은 상장 당시 실행했다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실제로 2023년 LB인베스트먼트는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2023년 9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지난해 3월까지 30억원 한도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으나 2023년 주식 22만주를 약 9억원에 매입한 이후 추가 자사주 매입은 없었다. 계약 이행률은 50% 미만에 그쳤다.
LB인베스트먼트는 부진한 주가를 이재명 정부 출범에 발맞춘 새 경영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최근 계획한 3030억원 규모의 신규 AI(인공지능) 산업 투자펀드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VC 대부분은 주주환원에 큰 의지가 없고 주가 부진이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주주환원은 상장사의 의무이기 때문에 상장 VC들이 펀드 회수 성과로 확보한 자금을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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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기자 key1@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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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VC 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3030억원 규모의 LB넥스트퓨쳐펀드를 결성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30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조성한 건 창립 이래 두 번째다. 이를 계기로 창립 29년 만에 운용자산(AUM) 1조5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L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전일 대비 3.6% 오른 4610원에 거래를 마쳤다. 2년 전 상장 당일(2023년 3월 29일 종가 기준) 상한가를 기록하며 최고가인 845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44.6% 하락한 수준이다. 상장 당시 2000억원에 육박했던 시총도 상장 2년 만에 1070억원으로 떨어졌다.
LB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LG창업투자다. 1996년 LG창업투자가 설립될 당시 LG전자와 LG전선이 대주주였다. 이후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2008년에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는 주식회사 LB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B는 구본천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28.3%)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구본천 부회장의 동생 구본완 엘비휴넷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처럼 LB인베스트먼트는 30년 가까운 업력을 보유한 베테랑 VC이지만 유독 주식 시장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지난달 일평균 주식 거래량은 13만주에 그쳤다. 상장 직후 한달 기준 일평균 거래량이 220만주에 달했던 것보다 94.1% 급감했다.
2023년 3월 상장 이후 발간된 LB인베스트먼트 관련 증권사 리포트도 총 5건에 불과하다. 연도별로는 ▲2023년 3건 ▲2024년 2건이 발간됐다. 올해는 아직 한 건도 없다.
증권사 리포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보고서다. 기업의 실적, 재무 상태, 향후 산업 전망 등을 기반으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많아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기업이나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상이 된다.
상장 당시만 하더라도 LB인베스트먼트는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2023년 3월 진행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국내외 1417개 기관이 참여해 12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수요 예측 제도를 도입한 이후 실시된 벤처캐피탈 업종의 수요예측 경쟁률 중 최고 수준이다. 당시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94%가 공모 밴드 상단인 51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상장 이후로도 줄곧 호실적을 기록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기준 10년 연속 성과보수를 창출했다. 최근 5년 간 평균 연간 성과보수는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는 벤처투자조합 12개와 사모투자합자회사 1개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 3030억원 규모 LB넥스트퓨쳐펀드를 추가로 결성하면서 운용 조합 수를 11개에서 12개로 늘렸다. LB인베스트먼트는 해당 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 분야를 주축으로 ▲로봇 ▲헬스케어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디앤디파마텍, 이뮨온시아 등 LB인베스트먼트가 기존에 투자한 기업들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초기 투자한 복강경 수술로봇 기업인 리브스메드와 AI 온디바이스 기술 기업인 노타 등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우수한 펀드 성과에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상장 시점 대비 시장의 관심이 줄어든 데는 상장 이후 뚜렷한 주주환원책이나 밸류업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B인베스트먼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업계 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6배로 1배가 채 되지 않는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2배다. 동일 업종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PER이 각각 48배, 30배인 점을 감안하면 LB인베스트먼트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상장 이후 주주환원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나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이후 보통주 1주당 배당금(DPS)은 2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배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당배당금을 보통주 200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전체 배당금 총액은 2년 연속 45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 규모는 주요 상장 VC와 비교했을 때 높은 편에 해당한다. 다른 상장 VC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올해 주당배당금을 70원으로 확정했고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50원대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배당만으로는 주가를 부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은 상장 당시 실행했다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실제로 2023년 LB인베스트먼트는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2023년 9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지난해 3월까지 30억원 한도로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으나 2023년 주식 22만주를 약 9억원에 매입한 이후 추가 자사주 매입은 없었다. 계약 이행률은 50% 미만에 그쳤다.
LB인베스트먼트는 부진한 주가를 이재명 정부 출범에 발맞춘 새 경영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최근 계획한 3030억원 규모의 신규 AI(인공지능) 산업 투자펀드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VC 대부분은 주주환원에 큰 의지가 없고 주가 부진이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주주환원은 상장사의 의무이기 때문에 상장 VC들이 펀드 회수 성과로 확보한 자금을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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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기자 key1@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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